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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이야기

아빠가 된 다는 것...


3월!...
봄?... 겨울?...
절기로는 봄인 것 같은데 몸으로 느끼는 기온은 아직 겨울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 지나고도 5일이 지나고 있는데...
복장은...
회사에서 일을 할 때는 반팔, 출근과 퇴근시에는 두툼한 오리털.
겨울에 적응이 되어 있어서 그런가?
영상의 기온속에서도 두꺼운 옷을 입고도 더위를 못 느끼고 있다.
이러다가 갑자기 봄은 순간으로 지나가 버리고 여름이 뜨겁게 다가오겠지.

겨울이 되면 여름이 그립고, 여름이면 겨울을 그리워하는 심보는 무슨 심보?
ㅎㅎㅎ

4일.
2012년 3월 4일. 일요일...

하루를 마무리 하고 잠을 잘려는데 건우맘이 나에게 보여주는 종이조각.
'3월 6일 가출예정'

순간적으로 아무 생각도 못하고 멍을 때리고 있다가 물어보기 시작했다.
물어 본 첫 마디...
"어떻게 대처 했는데?"
그냥 혼을 냈다고 한다.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지만 어른에게 말을 할 때 존칭어를 사용하라고 하자 엄마한테 대드는 식으로 화를 냈다고 한다.
당연히 엄마는 아들을 향해 혼을 내면서 반성문을 쓰라고 했다.
아들은 반성문을 쓰면서 다른 쪽의 여백에 위와 같은 글을 쓴 후 가위로 오려서 놓아 두었는데 엄마눈에 띤 것이다.
방바닥에 뒹굴고 있는 종이조각이...

잠을 잘려고 누워있는 아들을 일으켜서 이말, 저말 하다가 주제로 넘어가서 물어봤다.
'가출'의 뜻은 알고 있냐고 묻자 곧바로 답이 나온다.
그럼...
의미는...?, 엄마와 아빠의 심정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혼자서 당장 생활을 할 수 있냐고...?
정신적이로든, 현실적으로든 초등 3년...
그것도 초등 3년 개학한지 하루의 너에게는 전혀 어울리지도,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을 저질러다고 말을 해 줬다.

대화하면서... 일방적인 나의 대화에서 느껴지는 것은...
아들놈이 주변의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흉내를 낸 것 같다라는 느낌이 든다.

말하는 것, 걷는 것, 보는 것, 읽는 것등이 또래의 아이들보다 빠르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줄이야...
커 오면서 또래의 애들이 없어 형들하고 어울려서 수준이 초등 수준이 아닌가?
내가 가지고 있는 상식선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
설상 이러한 행동이 진심이든, 흉내내는 것이든...

듣다가 하품을 할 정도로 오랜 시간동안 내가 할 수 있는...
말로...
지금의 네 모습은 '잘못된 모습'이라는 것과 앞으로도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눈물을 흘리면서 이불을 덮는데...
바라보는 내 맘도 내 것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한 주가 거의 지나가는 동안에 아들의 모습에는 전과 달라지는 모습이 거의 없다.
1주일동안 야간 근무... 주간 근무도 별반 다르지 않다... 라서 얼굴조차 몇 분정도만 볼 수 있는 순간만으로는 알 수가 없지만.
ㅎㅎㅎ.

다행이다.
갑자기 달라지는 모습보다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이 좋다.
조금씩... 조금씩... 오랫동안, 쉼없이 커가는 것이 좋다.
몸뚱이도... 머리도...


근디...
반복되는 잘못에 지쳐 혼을 내게 되면 바로 변하기를 바라는 맘이 생긴다.
그래서 혼을 내면서 감정도 실리게 되고 매도 들게되고...
바로 바로 고쳐질 수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든 것이 부모의 편안함과 욕심때문이겠지...
고쳐야지.


어른이 된다는 것...
나이를 먹어서...?
결혼을 해서...?
아기를 낳아서...?
ㅎㅎㅎ

아들을 키우면서 나 또한 많은 것을 깨달는다.
아들이 커 갈 수록 나 또한 생각이 깊어진다.
왜?...
아들의 모습에서 나를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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