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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이야기

공부...

어제 회사 봄맞이 야유회가 있었다.
입사하고 몇 년동안은 회사 전체가 참여하는 야유회였는데 3년? 4년? 전부터는 반별로 야유회를 하고 있다.
올해도 반별로 하면서 우리반은 장유에 있는 가든을 빌려서 놀기로 하였다.
날짜는 잡혀 있고, 장소만 정하면 되는데... 장소도 정했는데 날씨가 걱정.
비가 오면 다른 날 잡자는 말, 그냥 회식으로 떼우자는 말등...
결론은 무조건 밀어부치자!

전날부터 내리는 비에 걱정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오든가 말든가 신경도 안 쓰고 있었는데 결국은 걱정을 하게 되었다.
같은 날에 자은초등학교도 봄소풍을 가기로 하였기 때문이다.
울아들이 다니는 학교다.
ㅎㅎㅎ
다행히 새벽과 아침까지 내리던 비가 오전에는 날리는 수준에서 멈춰줬다.

어울림 가든에서 자리를 펴 놓고 느긋하게 쉬면서 나오는 음식이나 먹을려고 했는디...
주간조가 오면서 내 계획이 빗나가기 시작했다.
산에 오르자고 하는 것이다.
원래는 원하는 사람들끼리 알아서 갔다 오기로 했었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의무적, 강제적, 무조건 다아 가는 분위기로 바뀌어 버렸다.

미리 등산을 하고자 맘을 먹고 왔으면 복장을 준비라도 제대로 하고 왔지.
그냥 운동화에 체육복에 산을 올랐다.
비가 날리는 날씨에 바닥은 물기 듬뿍 머금은 흙을 밟고 보이는 것이라고는 하얀 안개속의 정상을 보기위해 올라갔다.
차로 올라갈 수 있는데 까지 올라간 후 직접 발로 걸어간 시간은 30분정도다.
ㅎㅎㅎ

이 30분이 싫어서 꼼수를 부린것에 산신령님이 화를 내셨나?
내려오는 도중에 미끄러져 버렸다.
거의 다 내려와서 뒤를 보면서 내려오다가...
다 내려와서 보니 나말고 다섯 사람정도가 넘어졌다는 말에 조금 위안?을 삼았다.
ㅋㅋㅋ

 

다음 주에 아들의 중간고사가 있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 처음으로 치는 시험이다.
나는 신경을 거의 안 쓰고 있는데 엄마는 엄청 신경이 쓰이는가보다.
빨간펜에서 나오는 문제집을 풀면서 시험준비를 하고 있다.
학교에서 교과서를 보면서 배우는 것을 확인을 하는 것인데 틀리는 것이 많은 가보다.

문제집을 푸는 아들이나 시키는 엄마나 서로 스트레스에 인상이 무섭다.
평일에는 집에 있는 시간이 거의 없는 나로서는 가끔 공부하는 아들과 시키는 엄마의 분위기에 숨을 죽이고 눈치만 살핀다.
엄마도 할 일을 하는 것이고, 아들도 해야하는 것이 맞기 때문에 누구를 일방적으로 응원할 수 없다.
근디...
평일에는 당연히 해야할 공부인데 휴일에도 놀지 않고 공부를 한다는 것이 맘이 아프다.
물론, 평일에 해야 할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 밀린 공부를 한다는 것이지만...
초등학교 3학년이 벌써부터 공부땜에 방안에서 문제집과 눈싸움을 해야 한다는 것,
거기다가 우는 표정 또는 울면서 공부를 하는 모습에는 그냥 다 때려 치우라고 하고 싶다.

엄마의 입장에서 보면...
휴일의 대부부을 겜을 하면서, 텔레비젼을 보면서, 그냥 놀면서 보내다가 1시간 또는 2시간 정도는 공부를 해도 된다는 주장!
평일에 부족한 공부를 해야 한다는 주장!
나역시 동감을 한다.

문제는 집중을 하지 않는 것에 있다.
당연히 노는 시간인데 왜 공부를 시키냐는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공부를 하다가 끝내는 눈물을 보이는 모습.
억지로 시키니 집중을 못하면서 틀리는 문제는 자꾸만 틀리고, 대충 읽다가 또 틀리는 것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한 번 틀리는 것은 다시 정답을 적어 오라고 하는데 또 틀린다.
이때는 옆에서 도와줘야 할 때이다.
스스로 하면서 같은 문제에서 잘못된 답이 나온다는 것은 아들이 몰라서가 아니라 다른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안 배웠다든가, 문제를 이해를 못하고 있다든가? 집중을 못하고 있다든가? 등...

오늘, 오후에 낮잠을 잔 후 일어나 보니 공부를 하고 있어 옆에서 쳐다 보았다.
표정은 거의 울상, 왼손은 턱을 괴고, 오른손은 연필만 만지작 거리고, 눈은 내 눈치만 살피고 있다.
무지 답답한 순간이다.
감정적으로는 다 치우고 그냥 맘대로 하라고 싶었다.

그냥 꾸욱 참고 씻고 나서 아들옆에 앉아서 같이 문제를 풀었다.
어제 풀다가 틀린 문제만 다시 푸는 것이라 고쳐야 할 문제도 몇 문제 되지도 않았다.
조금은 기분을 풀어 주면서, 맞춰 주면서, 웃으면서 풀었다.

여기서 발생한 문제점...
이눔의 아들놈이 장난을 한다는 것이다.
조금만 풀어주면 무조건 장난으로 끝을 낼려고 한다는 것이다.
휴우...
참으로 난감하다.

말로는 스스로 알아서 공부를 하라고 하면서 행동은 다르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어른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엄청나게 부족한 점이 있는데...
스스로 모든 것을 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한 어린이라는 것을 아는데...
다 부모의 욕심이다.
엄마, 아빠보다는 잘 되어야 한다는 욕심!


한 두개의 문제를 잘 푸는 것보다는...
공부하는 자세,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점차 늘려갈 수 있는 방법을 알아서 가르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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