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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책 읽기

얼음과 불의 노래 / 조지 R.R 마틴 《1부 왕좌의 게임》_ 2000년 11월 27일 출간 / 옮김 : 서계인, 이은심

3월 9일, 일요일에 빌려서 보고 있는 책이다.
책보다는 미국 드라마로 유명하다.

미드를 볼까?
책을 볼까?
고민하다가 책을 선택했다. 

처음 읽어 가면서는 알아야 할 가문과 등장인물, 배경들로 인해 진도가 매우 느렸다.
그러다가 점점 답답함이 느껴지는 것이 있다.
번역...



가문...




지도...


책 속으로...

브랜은 어리둥절 했다.

"로버트 왕한테는 사형을 집행하는 사법관이 따로 있을 텐데요..."
"그래, 물론이지. 선대의 타르가르옌 왕과 마찬가지로 말야. 하지만 우리의 가문의 방식이 훨씬 더 오래된 것이란다.
우리 스타크 가문에서는 판결을 내리는 자만이 검을 휘두를 수 있는 자격을 가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단다.
만약 네가 한 생명을 죽여야 한다면 반드시 그 사람의 눈을 쳐다 보면서 마지막으로 그가 하는 말을 들어 주어야 한다.
만약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을 죽일 자격도 없는 거란다.
브랜, 언젠가는 너도 네 형제와 왕을 위해 충성을 다 해야 할 날이 올 거다.

그러면 너에게도 이런 명령이 떨어질 거야. 그때는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쾌감을 느껴서도 안 되지만 두려워 해서도 안 된다.
내가 사형을 집행하는 동안 너희들에게 얼굴을 돌리지 못하게 한 것도 모두 그 때문이란다. 
사형 집행을 하지 않는 통치자는 죽음이 뭔지를 곧 잊어 버리게 되지."



"네게 도움이 될 애기를 좀 해 줄까? 네가 누구인지 절대 잊지 않는 게 좋아. 왜냐하면 세상 사람들이 잊지 않을 테니까.
네가 바스타드라는 사실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오히려 힘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그러면 그 사실이 더 이상 네게는 약점이 될 수가 없지.

그 때문에 네가 마음  상할 일도 없고 말이야."
하지만 존은 그 충고가 귀에 들어 오지 않았다.
"바스타드가 뭔지나 알고 하시는 말씀 입니까?"
"너나 나나 다른 게 뭐지?"
"어쨌거나 당신은 라니스터 가문의 적자잖아요."
"내가?"
난쟁이가 빈정 거렸다.
"너는 우리 아버지를 몰라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어머니가 나를 낳다가 돌아 가셨기 때문에 아버지는 나를 아들로 인정하지도 않는다구."
"나는 어머니가 누구인지조차 몰라요"
"어쨌거나 분명히 여자일 테지."
난쟁이는 어색하게 피식 웃고는 다정하게 말을 이었다.
"애야, 이 말을 명심하거라.
난쟁이는 모두 세상의 바스타드이지만, 바스타드가 반드시 난쟁인 것 아니란다."
그렇게 말한 티리온은 돌아서서 휘파람을 불며 다시 연회장을 향해 어슬렁어슬렁 걸어갔다.
그가 문을 열자 안에서 새어 나온 불빛 때문에 그의 그림자가 길게 뜰을 가로 질렀다.
아주 잠깐 동안이었지만 그 그림자로 인해 티리온 라니스터는 거인처럼 보였다.



"열네 살이라... 그런데 나보다 키가 더 크군.  보다시피 내 다리는 짧은데다 꼬여 있어서 걷는 데도 어려움이 많아.
말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면 특별한 안장이 있어야 하고 말이야.  그리고 내 팔은 꽤 튼튼하긴 하지만 아주 짧아서 결코 기사 따윈 될 수 없어. 내가 만약 농부 집안에서 태어 났더라면 일찌감치 버려 졌거나 아니면 노예상에게 팔려 갔을 거야. 그런데 난 캐스틀리록의 라니스터 가문에 태어난 덕에 그나마 대우받고 살고 있지.  하긴 이 모든 게 오래 전에 예정된 운명일지도 모르지. 내 아버지는 20년 동안 선왕의 핸드를 지내셨어. 그런데 나중에는 내 형이 바로 그 왕을 죽였지. 삶이란 이런 시시한 아이러니들로 가득 차 있는 거라구.  내 누이가 왕비이니 쌀쌀맞은 내 조카 애는 장차 왕이 되겠지! 하지만 우리 가문의 명예를 위해 나는 뭘 해야 하는걸까?  내 발은 몸집에 비해 너무나 작고, 머리는 너무 큰데 말이야. 하지만 너무 불쌍하게 여길 건 없어. 다행히 난 내 약점뿐만 아니라 장점 까지도 이미 파악하고 있으니까 말야. 내 무기는 바로 마음이야. 형에게는 검이 있고 로버트 왕에게는 해머가 있듯이 내겐 마음이 있는 거야. 그리고 그 마음은 검이 숫돌을 필요로 하듯 책을 필요로 하지.  그 날을 날카롭게 유지 하려면 말이야."
티리온은 책을 가볍게 툭툭 두드렸다.
"그래서 책을 많이 읽는 거란다. 존 스노우."



윈터펠에서 살 때는 그레이트홀에서 거의 두 번에 한 번 꼴로 식사를 했다. 
아버지는 가신들과 자주 식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그래야 그들이 믿고 따른다고.  아리아는 아버지가 롭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들은 적이 있었다.
"너에게 충성하는 부하를 알아 줘라. 그리고 그들이 너를 이해하게 하고 그들을 헛되게 죽게 하지 말아라"
아버지는 바로 옆자리에 의자를 하나 따로 마련해 놓고 매일 저녁 다른 사람을 불렀다.
어떤 날은 바욘 풀레를 불러 식량과 재산과 하인들에 대해 의논했고,
어떤 날은 대장장이 미켄에게 갑옷과 칼, 용광로를 달구는 방법, 쇠를 벼리는 기술 등에 대해 묻고 경청했다.
그리고 훌렌을 오라고 해서 말에 대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했다.
샤일. 조리. 로드릭. 심지어는 낸 할멈까지 불러 옛날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있었다.



존은 그곳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던 끝에 샘과 묘하게도 티리온을 묶어 함께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티리온이 그 뚱뚱한 소년에 대해 뭐라 말할 지 궁금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믿고 싶지 않은 진실에 대해서는 부정하고 싶어하지. 다들 가혹한 현실을 직시하려 들지 않거든.'
지나날 티리온은 일그러진 웃음을 띤 채 그렇게 말했었다.
세상은 영웅을 가장한 겁쟁이들로 가득 차 있지 않은가.
어쩌면 샘처럼 자신을 겁쟁이라고 인정하는 게 오히려 용기 있는 행동인지도 몰랐다.



"휴는 지난 4년 동안 존 아린의 종자였습니다.  왕께선 그가 북부로 옮겨가기 전에 작위를 내려 주셨지요.
간절히 바랐던 일이긴 하겠지만, 아마도 제대로 준비가 안 된 상태였던 모양입니다."
바라스탄의 설명이었다.
"우리 중에서도 준비된 사람은 아무도 없소."
네드는 간밤을 거의 뜬 눈으로 지샜기 때문에 무척이나 피곤했다.
"기사도에 대해서 말입니까?"
"죽음에 대해서 말이오."



티리온은 말의 속력을 높여 로드릭과 캐틀린 옆으로 갔다.  캐틀린이 입을 꾹 다물고 쳐다 보았다.
"산적들이 나타나는 바람에 못했던 애기를 마저 하죠.  리틀핑거가 한 이야기에는 결정적인 약점이 하나 있어요.
당신이 나를 믿든 안 믿든 상관없이 이것만은 약속 합니다.  나는 내 가족이 관계되어 있는 일을 두고 결코 내기를 하지 않아요."



"언젠가는 저는 윈터펠의 마에스터인 루윈에게 왜 항상 목걸이를 걸고 있는지 물어 본 적이 있었습니다."
아에몬이 뼈만 남아 쭈글쭈글한 손으로 자신의 목걸이를 어루 만졌다.
"그래? 윈터펠의 마에스터가 뭐라고 했는지 궁금하군?"
"루윈은 평생토록 봉사에 대한 맹세를 잊지 않기 위해서라고 대답 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또 물었습니다.  그렇더라도 왜 각기 다른 금속을 연결한 목걸이를 하느냐고요.  제가 보기엔 차라리 은이면 은, 동이면 동으로 된 목걸이가 훨씬 보기 좋을 것 같았거든요.  그랬더니 루윈이 껄껄 웃으면서 마에스터 목걸이의 금속은 저마다 다른 의미가 감겨 있다고 하시더군요.  금은 돈이나 이익을 뜻하고, 은은 화해와 치료를, 철은 전쟁을 뜻한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봉사할 영역도 상기시켜 주는데 금은 귀족을, 철은 기사를 상징한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둘만으로는 마에스터 목걸이를 만들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것들과 함께 은, 철, 납, 주석, 구리, 청동과 그 밖의 여러 가지 금속이 필요하다고요.  그건 결국 이 세상에는 농부나 대장장이, 상인들도 있어야 한다는 말이겠지요.   마에스터 목걸이에는 갖가지 금속이 필요하고 이 세상에는 각기 다른 종류의 사람들이 필요 합니다."
아에몬이 존의 애기를 듣는 내내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당신의 세 아이는 모두 자이메의 자식들이죠?"
그건 질문이라기보다 단정이었다. 존 아린은 죽으면서 '씨앗은 강하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었다.  바라테온 가문의 후손들은 모두 머리칼이 칠흑처럼 검었다. 그랜드 마에스터 말레온은 약 90년 전에 있었던 바라테온과 라니스터 가문의 결혼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 당시 티아 라니스터는 바라테온의 셋째 아들 고웬과 결혼했다. 그들의 유일한 자식은 '숱이 많은 검은 머리의 건장한 아기'였는데 어렸을 때 죽었다. 그리고 30년 전에는 라니스터 가문의 청년이 발라테온 가문의 여자를 아내로 맞이 했다는 기록이 있었다.
그때 그들은 딸 셋과 아들을 하나 낳았는데 모두 머리칼이 검었다. 오래 되어 누렇게 변한 책장을 아무리 뒤져 보아도 금발은 검은 머리를 이기지 못했다.



아리아의 눈이 왕방울만해졌다. 시리오는 씩 웃으며 애기를 계속했다.
"그런데 어느 날 최고의 전사가 죽었단다. 그러자 시로드는 날 불렀지.  알고 보니, 브라보스의 한다 하는 전사들이 거의 다 불려 왔다가 돌아 갔다는 거야. 이유는 아무도 몰랐지.  내가 그의 앞에 갔을 때, 그는 살이 피둥피둥 찐 노란색 고양이 한 마리를 무릎에 놀려놓고 앉아 있었어.  그러면서 내게, 어떤 선장이 바다 건너에서 가져 온 야수인데 이런 녀석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묻는거야.  그래서 대답했지.  브라보스 뒷골목에서 매일 밤 수도 없이 봤다고.  그랬더니 시로드가 껄껄 웃더군. 그날부터 나는 최고의 전사로 불렸지."
아리아는 얼굴을 찌푸렸다.
"도대체 무슨 애기예요?"
"그놈은 그냥 평범한 고양이일 뿐이었던 거지. 야수라고 하니까 괜히 그렇게 보였던 거야.  사람들은 그것도 모르고 녀석 몸집이 엄청나게 크다고 떠 벌렸지.  사실 다른 고양이보다 특별히 큰 것도 아니었어. 게을러서 살이 찐 것뿐이지.  시로드가 식탁 바로 앞에 두고 먹이를 줬으니 무리도 아니었지. 무슨 말인지 알겠니?"
아리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니까 있는 그대로를 보신 것뿐이네요?"
"그래, 바로 그거야. 마음은 거짓말을 하고 머리는 우리를 속일 수 있지만 눈은 진실을 본단다.  있는 그대로 봐야 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혀로 맛보고, 코로 냄새를 맡고, 피부로 느끼고 그러고 나서 생각해라.  그게 진실을 볼 수 있는 방법이다."



마에스터가 그 마음을 눈치 챈 듯했다.
"이걸 생각해 봐라, 존. 너의 아버지가 명예와 사랑을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면 어떻게 하실 것 같으냐?"
존은 망설였다. 아버지는 사랑을 위해 명예를 버리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마음속에서 살며시 다른 목소리가 속삭였다.
'아버진 서자를 낳으셨어. 그게 명예로은 일일까? 어머니? 그분께는 어떻게 했지? 내게 이름조차 알려 주지 않으셨잖아.'
"저희 아버지께선 언제나 옳은 일만 하실 겁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말입니다."
마음속의 의혹을 씻어 버리기라도 할 듯 존은 방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크게 대답했다.
"그렇다면 에다드 경은 1만 명 중에 한 사람 있을까 말까 한 사람이지.  그렇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게 의지가 굳지 못해.
명예가 과연 여인의 사랑에 비길 수 있을까?  갓난 아기가 네 품에 안겨 있다고 생각하면 목숨을 바쳐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겠니?  네 동생의 미소가 떠 오르면? 그런 유혹이 생기면 전사로서 한 맹세를 지킬 수 있을까?  우리는 모두 인간이야. 사랑을 위해 창조된 인간.  바로 이 점이 인간의 위대한 영예가 되는 동시에 커다란 멍에가 되기도 하지.  존, 나이트워치는 북쪽의 어두운 세력으로부터 영토를 방어하는 데에만 마음을 쏟아야지.  다른 데 마음이 팔려 의지가 약해져서는 안돼.  그건 블랙브라더라면 모두 알고 있는 일이지.  그래서 아내와 자식을 갖지 않겠다고 맹세한 거야."


"거리낄 게 없으면 겁쟁이라도 여느 사나이들처럼 용감하게 싸울 수 있다.  얽매이지 않았으면 누구라도 임무에 충실할 수 있어.
혼자인 사람에겐 명예를 지키는 일이 그렇게 힘들지 않단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힘든 날이 온다. 바로 선택을 해야 하는 날이지."



마침내 불이 꺼지고 대지도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열이 식었을 때, 조라는 잿더미 한 가운데에 쓰러져 있는 대니를 발견했다.
검게 탄 통나무와 벌겋게 달아 오른 잿더미와 타고 남은뼈가 주위에 흩어져 있고 대니는 발가벗은 채로 그을음을 뒤집어 쓰고 있었다.  옷가지는 물론 아름다웠던 은빛 머리칼도 모두 재로 변했지만 놀랍게도 몸에는 상처 하나 없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세 마리 드래곤이 있었다. 양쪽 가슴을 빨고 있는 크림색 드래곤과 녹색 드래곤, 그리고 어깨에 걸터 앉은 검은색 드래곤.
어깨에 앉은 놈이 유연한 목으로 대니의 턱을 감고 있다가 조라를 보더니 머리를 쳐 들고 숯불처럼  새빨간 눈을 빛냈다.

조라는 아무 말 없이 무릎을 꿇었다.  카스들도 대니가 있는 곳으로 몰려왔다. 조고가 처음으로 대니의 발 앞에 아라크를 내려 놓고 연기가 피어 오르는 땅에 얼굴을 갖다 댔다.
"나의 형제여." 
"나의 형제여." 
"나의 형제여." 
아고와 라카로도 따라 외쳤다. 그들 뒤로 하녀들도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 남자, 여자, 여자, 아이들 할 것 없이 모두 무릎을 꿇었다. 대니는 눈을 떴다. 그리고 거긴 모인 이들의 눈빛에서 그들이 자신의 것임을 알았다. 오늘부터 내일, 모레, 아니 영원히 그들은 대니의 것이었다. 대니는 천천히 일어섰다. 검은색 드래곤이 씩씩 거리며 콧김을 내 뿜었다. 그러자 드래곤의 입과 코에서 희미한 연기가 새어 나왔다. 가슴을 물고 있던 다른 두 마리도 날개를 펼치고 밤 하늘을 날며 콧김을 내 뿜었다. 수백 년 만에 처음으로 그 밤은 드래곤의 음악소리로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어제... 3월 17일에 1부 '왕좌의 게임'을 다 읽었다.

알고 있는 판타지 소설의 단골 메뉴가 거의 없다.
등장인물은... 아더(설인?), 좀비? 정도... 이것도 있다는 것만 알려 주는 정도다.
드래곤은 4부 마지막에 3마리가 나타나지만...

주인공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화려하게 드러내는 등장인물도 없다.
따라서 화려하게 표현 되는 액션 역시 없다.

사람과 사람의 싸움 보다는 가문과 가문의 대립.
이러한 대립 속에서 각 가문들은 과거의 모습들을 다시 찾으려고 하는 소설 같다.  
자칭 타칭 왕이라고 부르는 가문이 네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