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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책 읽기

치우천왕기 2 <두 영웅의 첫 대결> / 이우혁 _ 문학동네, 2011년 5월 7일 출간

대출일 : 2014년 04년 19일  ▷ 반납일 : 2014년 05년 03일

얼음과 불의 노래 3부가 없어 다시 치우천왕기 2권을 가져왔다.
책을 빌려서 본다는 것의 불편함이 이거다.
순서대로 읽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책이 도서관으로 들어 올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데...
기다리지를 못하고 다른 책을 찾는다.

3부가 22일이 반납일인데... 
예약을 해 놨는데...
치우천왕기를 읽다가 다시 얼음과 불의 노래를 읽어야 한다. 
ㅜㅜㅜ
 
다음 부터는 기다리면서 빈 여백을 만들어 놔야겠다.
이것, 저것 읽다 보면 내용도 정리가 쉽지 않을 뿐더러 시간에 쫓기어 읽게 된다. 



책속으로...

(전략) 이곳의 어떤 새는 생김새가 닭이나 학 같은데 오색으로 무늬가 있고, 이름을 봉황이라한다. 이 새의 머리 무늬는 덕 _德_을, 날개 무늬는 의 _義_를, 등 무늬는 예 _禮_를, 가슴 무늬는 인 _仁_을, 배 무늬는 신 _信_을 나타낸다. 이 새는 먹고 마심이 자연의 절도에 맞으며, 절로 노래하고 절로 춤 추는데, 이 새가 나타나면 천하가 평안해진다.


맥달이 말을 이었다.
"형님 말씀대로 이 신수는 알에서 깨어났습니다. 짐이 날려 부서지면서 알 껍데기가 깨져 나온 것 입니다. 그런데 그때 옆에 있던 매, 마파람이 있었습니다. 신수가 태어남과 동시에 마파람은 짐에 눌려 숨을 쉴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마파람은 죽어 가면서도 주인인 치우천님 당신을 생각했고, 그 때문에 막 태어난 신수의 몸에 저도 모르게 들어간 것 입니다. 그래서 이 신수는 갓 태어났음에도 하늘을 날고 도력을 써서 당신들을 구했는데, 모두 마파람이 당신을 위해 한 일 입니다."
...
원래 도력이 잠재되어 있는 신수이기는 해도 갓 태어나 힘이 약했기에 다시 땅에 떨어졌을 때는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마파람의 혼은 자기 주인에게 눈길을 보냈으나 주인은 자신에게로 오지 않았다. 손을 내밀지도 않았고 쓰다듬어 주거나 먹이를 주지도 않았다. 아까 보낸 슬픔과 원망의 눈길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신수의 몸이 너무 지쳤고, 마파람의 혼은 슬픔 때문에 신수를 제어할 수가 없어서 죽어 갔던 것이다.
치우천은 비로소 사정을 깨닫고는 눈물을 흘렸다.
"마파람아, 너는... 너는 내가 미웠겠구나."
...
치우천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마파람은 내가 키우던 녀석이오. 나를 위해 애썼고, 목숨도 아끼지 않았으며 죽어서도 내 생각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런 녀석을 죽은 후까지 부린다면 어찌 내 속이 편하겠습니까? 편하게 해 주고 싶습니다."
"그것뿐입니까?"
"그것뿐입니다."
"후회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치우천은 피식 웃었다.
"난 무슨 소리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파람 녀석에게 잘해 준 것도 없는데, 죽은 뒤까지 녀석을 부려 먹는 것은 너무하다 생각할 뿐 입니다. 녀석이 다음 번에는 사람으로 태어나 매였을 적만큼 용감한 용사가 되었으며 좋겠습니다."
그 말에 맥달이 밝게 웃었다.
"그렇다면 '마파람아, 이제 가도 된다'고 세 번 말 하십시오."


사내들이 가장 참아 넘기기 힘든 일이 있다면, 비교 당하는 일이다. 하물며 자기가 속 마음으로 모자라고 부끄러워하는 일을 대 놓고 비교 당하면 정말 참아 넘기기 어려울 것이다. 작은 말 한 마디를 실수하여 커다란 원한을 만들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
-신시, 자부 선생의 가르침 중에서.


그러나 맥달이 왜 슬퍼하고 고통을 받는지는 맥달 자신 말고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맥달은 속으로 울면서 외쳤다.
'치우천님, 치우천님.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당신이 힘들게 되는 줄 알면서, 그것을 그냥 두어야 하는 내 마음은 더욱 슬프답니다...'
지키거나 쫓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도 그런 의미였다. 치우형제는 한웅을 지키는 것이 가장 큰일이라 여겼겠지만, 만약 치우 형제가 흉수를 쫓아다면 그들의 능력으로 그 자를 잡을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한웅은 죽고 말았을 것이다. 그래서 모든 일은 훨씬 급하게, 빠르게 흘러 큰 전쟁이 터질지도 몰랐다. 그러나 치우 형제는 한웅을 지키는 쪽을 선택했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고난도 받아 들여야만 했다. 하지만 그 고통들은...


*보르챠는 몽골족의 건조 식량으로 건조율ㅇ 근랭의 우주 비행사의 식량 건조율을 훨씬 능가한다고 한다. 후에 징키즈 칸이 엄청난 기동력으로 천하를 쟁패한 데에는 이 보르챠의 공이 크다. 소 한마리를 오줌통 하나에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작은 주머니 하나가 한 사람의 여서 달 이상의 식량이 되는데, 이는 보급의 양을 극도로 줄여 주어 몽골군의 기동력에 큰 보탬이 되었다. 보르챠는 한 번에 그리 많은 양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몽골 사람들은 보물처럼 아꼈고, 근래에 이르러서는 만병통치약 같은 것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으나 아주 발전된 형탱의 건조 식량일 뿐이다.


처음에 비울걸은 이러더군. '그게 무슨이야기냐? 그냥 네가 살아가는 동안의 일들 아니냐?' 그래 나는 말했지. '내가 사는 것이 나에게는 다만 살아가는 것 뿐이지만, 당신에게는 무엇인가요? 당신이나 다른 사람에게는 그것도 그냥 하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 않겠소? 내가 해 준 옛날의 훌륭한 사람들과 선인들의 이야기 역시 그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일생일 뿐이었지만, 당신에게는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지 않았소?' 그러자 비울걸은 주춤하며 뭔가 생각 하더군. 그래서 내가 말했지. '당신도 이야기를 찾아 다닐 필요가 없소. 당신 자신이 이야기를 만들면 되는 것이오. 그게 아니라 내 이야기를 듣도 싶다면, 당신도 나와 같이 다니면서 나를 보면 됩니다. 그러면 내가 살아가는 모든 일들이 당신에게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오.'라고."


이번에는 치베가 되 받았다.
"그게 뭐가 문제인가?  새 부족이 사람을 늘리고 땅을 넓혀 더 강한 부족이 되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놀라운 것은, 그 부족들은 모두 지나족이라는 새 부족이 되었다는 것만 생각했지, 자기가 옛날에 어떤 부족이었는지 잊고 있었어. 옛날의 습관을 버리고 지나족이 되면 아무 문제도 없어. 하지만 옛날의 습관을 그대로 지키려고 하면 쫓겨나게 돼. 그래서 지나족이라는  하나의 부족이 점점 커지고 점점 강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
치우비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건 어느 부족이라도 마찬가지 아니겠어?"
치우천은 고개를 저었다.
"물론 큰 부족이 되려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말야, 모든 부족의 지난 일을 지워 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것이 맘에 들지 않는거야."
'그게 대체 뭐가 다르다는 거야? 우리도 새 부족을 세우자는 생각까지 했잖아."
"만약 우리가 새 부족을 세웠다고 치자. 그래서 앗수라트나 앙가마이나 보돈차르족까지도 새 부족이 되어 함께 살기로 했다 하자. 그러면 너는 보돈차르 안다와 키타야 부족장, 구르 부족장의 이름까지 새 부족식으로 바꾸고, 그들 모두에게 몽골족이나 타타르족이었던 지난 일을 모두 잊으라고, 새 부족이라고만 생각하라고 말할 수 있겠니? 비, 치베, 울라트 너희 말해 봐."


치우천은 경악하여 말끝이 떨렸다.
"그... 그게 어떻게... 그렇다면 왜 대선인들은..."
"그런 힘을 왜 쓰지 않느냐고? 왜 그런 힘을 쓰겠느냐? 대선인들이 미치광이인 줄 아느냐? 자기 힘을 다스리지 못하는 자들은 그런 경지에 오를 수도 없단다. 대선인의 힘은 끝이 없지만, 그들은 힘을
내 보이지 않고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소중히 여기며 힘없는 것들의 삶과 뜻도 존중해 준단다. 너는 힘자랑을 하는 작은 선인밖에 못 보았나 보구다."



2014년 04월 23일.
2부 다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