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일 : 2014년 05월 17일 ▷ 반납일 : 2014년 05월 31일
책속으로...
그녀의 주먹에는 철제 동전이 꽉 쥐여 있었다. 그녀가 손가락을 폈을 때, 동전은 땀에 젖은 손바닥에 달라붙어 있었다. 사제는 동전을 만지지 않은 채 살펴 보았다. 눈이 큰 떠돌이 소녀도 그걸 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모자 쓴 남자가 말했다.
"네 이름이 뭐니, 애야."
"솔티예요. 트라이덴트 옆 솔트팬에서 왔어요."
그녀는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어쩐 일인지 그녀는 그가 미소 짓고 있다는 것으 느낄 있었다.
"아니."
그가 말했다.
"네 이름을 말해봐라."
"스콰브예요."
이번에는 그렇게 대답했다.
"네 진짜 이름 말이야, 얘야."
"제 어머니는 저를 '낸'이라고 불렀는데, 사람들은 저를 위즐이라고 불러요."
"네 이름 말이야."
그녀는 침을 꿀꺽 삼켰다.
"애리요. 전 애리예요."
"비슷했어. 그럼 자, 진짜 이름은?"
'두려움은 검보다 더 깊게 벤다.'
그녀는 속으로 되 뇌었다.
"아리아예요."
처음에는 그녀는 속삭이듯 말했다. 두 번째에는 그에게 쏘아주듯 말했다.
"저는 아라아예요. 스타크 가문 출신이죠."
"그렇지."
그는 말했다.
하지만 흑과 백의 집에는 스타크 가문의 아리아를 위한 자리가 없단다."
"제발!"
그녀는 말했다.
"저는 갈 데가 없어요."
"죽는 게 겁나니?"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아뇨."
"어디보자."
사제는 그의 모자를 내렸다. 모자 아래엔 얼굴이 없었다. 아직 몇 조각 살점이 뺨에 붙어 있는 노란 해골만이 보일 뿐이었고, 뻥 뚫린 눈에서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내게 키스해다오, 얘야."
그는 임종할 때 내는 가래 끓는 소리처럼 마르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
'이 사람이 날 겁주려는 걸까?"
아리아는 그의코가 있어야 할 자리에 키스를 해 주었고, 먹을 생각으로 그의 눈에서 벌레를 끄집어 냈지만, 그것은 유령처럼 그녀의 손 안에서 녹아 버렸다. 그러자 그 노란 해골도 녹아 내렸고, 그녀가 이제껏 만난 사람 중 가장 친절해 보이는 노인이 대신 그녀를 내려다 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아무도 내 벌레를 먹으려고 한 적이 없는데."
그가 말했다.
"배고프니, 얘야?"
"예"
그녀는 생각했다.
'하지만 음식을 먹고 싶은 게 아니예요.'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법이다. 티윈에게는 내가 있었고, 한때는 네 어머니가 그 역할을 했었지."
"아버지는 어머니를 무척 사랑 하셨어요."
세르세이는 아버지의 침대에 죽어 있던 창녀에 대해서 생각하려 하지 않았다.
"이제 두 분은 함께 계시겠지요."
"나도 그렇게 기도하고 있다."
세르 케반은 대답하기 전에 그녀의 얼굴을 꽤 오랫동안 살펴 보았다.
"네가 나한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구나, 세르세이."
"아버지께서 하신 만큼만인데요, 뭘."
"난, 지쳤다."
그녀의 숙부는 와인 잔에 손을 뻗어 한 모금을 마셨다.
"난 아내를 2년간 보지 못했고, 아들 하나는 슬프게도 저 세상 사람이 된 데다 또 다른 아들은 곧 영주가 될 예정이다. 캐슬 대리는 다시 강해져야만 해. 그 영토도 지켜야 하고, 불타버린 들판을 다시 일구고 새로 작물도 심어야 한다. 그래서 란셀은 내 도움이 필요하지."
"토멘도 마찬가지예요."
세르세이는 케반을 좋은 말로 설득해야 될 줄은 몰랐다.
'이 분은 성부신 앞에서 한 번도 내숭을 떨거나 내키지 않은 척하지는 않았는데...'
"이 왕국은 삼촌을 필요로 해요."
"왕국이라. 그래, 그리고 라니스터 가문도."
그는 다시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그래. 내가 여기 남아 왕대비를 위해 일 하도록 하지..."
"좋아요."
그녀는 말을 하려고 했으나 세르 케반이 목소를 높이면서 그녀를 앞질러 말을 이어갔다.
"... 네가 나를 핸드인 동시에 섭정이라고 불러주고, 네가 캐스틀리 록으로 돌아간다는 조건하에서 말이다."
세르세이는 그를 아주 잠깐 뚫어지게 쳐다 볼 뿐이었다.
"제가 섭정인데요."
그녀는 그에게 사실을 상기시켜 주었다.
"맞아. 티윈은 네가 계속 그 일을 하게끔 할 작정이 아니었다. 그는 너를 록으로 보내고 새 남편을 찾겠다는 계획을 내게 말했었어."
세르세이는 화가 치미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예. 아버지께서 그렇게 이야기 하셨죠. 하지만 저는 아버지께 재혼하고 싶지 않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그녀의 숙부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네가 재혼을 하지 않기로 결심 했다면, 난 네게 강요하지 않을 거다. 하지만 다른 문제에 관해서는 말이다... 너는 현재 캐스틀리 록의 영주 부인이잖니... 네가 있을 곳은 거기다."
'어떻게 감히 그런 말을?'
그녀는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저는 섭정 왕대비이기도 해요. 제 자리는 아들고 함께 있는 곳이죠."
"네 아버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셨다."
"아버지는 돌아가셨어요."
"슬프게도 그렇지. 왕국 전체의 비애이기도 하지. 눈을 뜨도 너 자신을 바라 보거라, 세르세이. 왕국은 몰락해 가고 있어. 티윈은 문제를 바로 잡을 능력이 있었는지 모르지. 하지만..."
"제가 문제를 바로 잡을 거예요!"
세르세이는 목소리 톤을 부드럽게 했다.
"네가 듣는 건 두려움이 아냐."
그 노인은 그에게 말했다.
"그건 슬픔의 소리지. 거기엔 약이 없어. 그냥 눈물을 흘리게 내 버려둬, 샘. 흘러 나오는 걸 네가 막을 수 없어."
샘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안전한 곳을 가고 있다고요. 따뜻한 곳 말이죠. 그런데 왜 슬퍼하고 있는 거죠?"
"샘"
그 노인은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
"넌 잘 보이는 두 눈이 있지만 보지 못하는구나. 그녀는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그 아이 때문에 슬퍼하고 있는 거란다."
"그 애한테 위황병이 있는 것 분인데요, 뭘. 우리도 다 그렇잖아요. 일단 우리가 브라보스에 입항하면..."
"... 그 애는 계속 달라의 아들이 될 테지. 그녀의 아이가 아니라."
샘은 아에몬이 무엇을 말하려는지 당장 알아챘다.
"그럴 리가 없어요...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을... 물론 그 애는 그녀의 아이죠. 길리는 그 아들이 없었다면 월을 결코 떠나지 않았을 거예요. 그녀는 그 애를 사랑해요."
"그녀는 둘 다 젖을 먹였고 사랑했어."
아에몬이 말해다.
"하지만 둘 다 같지 않지. 자기 자식들을 모두 똑같이 사랑하는 엄마는 없어. 심지어 하늘에 계신 성모신께서도 그렇지. 길리가 그 아이를 자진해서 버리고 떠나지는 않았을 거라고 믿어. 로드커맨더가 어떻게 협박을 했고, 무슨 약속을 했는지는 나도 그냥 추측할 뿐이지만... 분명 무슨 협박과 약속이 있었을거야."
"아니예요. 그건 아이예요. 존은 결코 아닐 거예요..."
"존은 결코 그러지 않았겠지. 스노우 경이 그랬어. 때론 행복한 선택이란 없기도 해, 샘. 단지 다른 것들에 비해 좀 덜 슬픈 게 있을 뿐이지."
'행복한 선택은 없고, 행복한 결말도 없다.'
그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그는 소리를 지르고 흐느껴 울며 몸을 떨고 싶었다. 그는 작은 공 안에 웅크리고 들어가 울먹이고 싶었다.
'그는 아이를 바꿔치기 했어.'
샘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는 그 작은 왕자를 보호하기 위해, 멜리산드레 부인의 불에서 멀리 떨어뜨려 놓기 위해, 그녀의 붉은 신으로 부터 멀리 떨어뜨려 놓기 위해 그 아이들을 바꿔치기했어. 만일 그녀가 길리의 아들을 불 태운다고 해도 누가 눈 하나 깜짝하겠어? 길리 말고는 아무도 그러지 않을거야. 그는 크래스터의 새끼일 뿐이도, 근친상간으로 낳은 증오의 자식이지. 월 너머의 왕의 아들이 아닌걸. 그는 볼모로도, 제물로도 쓸모가 없고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그에겐 심지어 이름 하나 없는 걸.'
2014년 05월 25일, 월요일에 다 읽음.
까마귀의 향연 1권은 별 다른 긴장감, 반전, 액션등이 없다.
읽으면서 따분하다는 기분을 없애기가 힘이 들었다.
등장인물들도 너무 많은데다가 어느 순간에는 성으로 부르다가 바로 밑에서는 이름으로 불러 더욱 헷갈리게 만들어 읽는 사람의 기억력에 대해 좌절감을 느끼게 한다.
지금껏 나온 가문도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
더구나 인물은 더욱 기억이 나지 않으며 서로 중복되는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2권에서는 좀더 제목에 맞는 이야기의 구성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까마귀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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