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일 : 2014년 08년 7일 ▷ 반납일 : 2014년 08년 21일.
책속으로...
죽고 사는 것은 한 사람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사람은 자신보다 크다고 믿는 어떤 것 - 자식, 신념, 공동체, 자존심 등- 을 위해서 기꺼이 목숨을 버리기도 한다.
자신의 목숨보다 귀중한 것이 없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내가 남에게 잘한 일은 마음에 새겨 두지 말라. 그러나 내가 남에게 잘못한 일은 마음에 새겨 두어야 한다.
남이 내게 은혜를 베풀었으면 잊지 마라. 그러나 남이 내게 나쁜 일을 했으면 빨리 잊어야 한다.
_채근담(菜根譚) 에서.
치우형제는 은영중에 부족장보다 위로 받들어지는 처지였지만 뽐내거나 위세를 부리지 않았고, 떠나는 말단 전사들까지 일일이 진심으로 환송해 주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부조장들이 너무 그러면 체면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치우천 치우비는 똑같이 듣지 않았다.
"체면은 남이 나를 생각해 줄 때 생기는 것이지, 내가 나를 생각해 준다고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를 위해 피를 흘린 전사들은 내 벗이고 형제인데, 어떻게 배웅하지 않을 수 있단 말입니까?"
전사들은 이런 치우 형제의 태도에 감격하여 눈물까지 흘리면서 내키지 않는 발길을 돌렸다.
보돈차르는 먼 발치에서 그것을 보며 치베에게 물었다.
"치베, 네가 보기에 저 형제는 어떤가?"
치베가 간단하지만 분명하게 대답했다.
"제가 대신 죽어도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
보돈차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하다. 저들의 행동을 하나하나 보아 두거라. 지금 저런 행동이 만약 머리로 생각한 것이라면 정말 무서운 사람이다. 헌원이 그렇다. 그러나 저 형제는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저절로 따르게 만들고 있다. 저들 형제에게 배울 것이 많구나."
...
허나 저들은 아직 젊다. 나이가 들고 지위가 높아져도 저런 마음을 간직할 수 있다면, 분명 세상에 길이 남을 큰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이 변한다면... 어찌 될 지 모르겠군."
"그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치베가 단호하게 말하자 보돈차르는 살짝 웃으며 되 받았다.
"나도 그러기를 바란다."
"난 그게 불안한 거야. 맥달이 앞 날을 알아 맞힐 수 있다는 건 앞날이 정해져 있다는 소리 같아. 그렇다면 우리는 꼭두각시란 말이냐? 우리만 아니라 세상에 테어나 살아가는 사람들이 정해진 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란 것이냐? 그렇다면 우리는 왜 피를 흘리며 싸우고, 온 힘을 바쳐 애를 쓰는 것이지? 애당초 그렇게 되도록 정해져 있는데? 나는 헌원에게 큰 소리를 쳤다. 앞날이 정해져 있으면 어떻게 되든 이루어질 것이니 애쓸 필요 없을 것이고, 정해져 있지 않다면 예언도 사람이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깨질 수 있으니 그런 것을 믿을 필요가 없다고 말야. 그런데..."
첸누와 싸운 것은 벗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지?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첸누와 이야기해 보고, 벗과 상의해 보아라. 의문이 풀리고 모든 것이 잘 풀릴지도 모르니까.
그럴 필요가 있습니까? 그냥 죽이든지 죽게 내 버려 두는 편이 낫지 않겠습니까?
발귀리가 미소를 지었다.
무조건 죽이고 쓰러뜨리는 것이 네 뜻이었느냐? 네가 첸누에 대해 그리 잘 아느냐?
치우천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렇다. 나는 자신을 따르지 않는 것은 무조건 쓰러뜨리고 물리친다는 헌원의 뜻에 반대했다. 신도 울루는 도깨비들을 죽여야 한다고 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믿었다. 모든 것은 살아가는 이유가 있다. 신수라고 해서 다를 바 없다. 내가 큰 실수를 할 뻔 했구나.'
큰 덕은 그 덕을 의식하지 않으므로 덕을 지니게 되고, 작은 덕은 그 덕을 잃지 않으려 애쓰다가 덕을 잃게 된다.
_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 에서.
무릇 보통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자기보다 열 배 부자면 그를 헐뜯고, 백 배가 되면 그를 두려워하며, 천 배가 되면 그의 일을 해 주고, 만 배가 되면 그이 하인이 되니, 이것이 사물의 이치이다.
_사마천(司馬遷), [사기(史記) - 화식열전(貨殖列傳)] 에서.
훌륭한 문장은 별 다른 특별한 곳이 없어도 단지 쓰임에 알맞을 뿐이다.
훌륭한 인품은 별 다른 강한 개성이 없어도 단지 본성을 다할 뿐이다.
_채근담(菜根譚) 에서.
법으로 이끌고 형벌로 다스릴 때 백성들은 무슨 일을 저질러도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
오로지 도덕으로 이끌고 예로써 다스릴 때 백성들은 비로소 부끄러움을 알고 바른 길을 가게 된다.
_공자(孔子), [논어(論語)-위정(爲政)] 편에서.
무라도 한마디 끼웠다.
"어쩔 수 없는 일이잖아요. 도울 수 있는 데까지는 도와야겠지만..."
치우천은 고개를 저었다.
"안파견 한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하라고 가르치셨는데, 누구는 잘 살고 누구는 못 사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잘난 사람이 잘 살고 못난 사람이 못 사는 것은 할 수 없지만, 못 산다고 해도 굶어 죽을 지경까지 만들어서야 되겠습니까?"
소인과 다투지 마라. 소인에겐 그의 적이 따로 있다.
군자에게 아첨하지 마라. 군자는 그렇다 해서 은혜를 베풀지 않는다.
_채근담(菜根譚) 에서.
옛 사람이 말하길 '자신이 가진 소중한 보물을 써 보지도 않고 남에게 구걸하지 말라'고 했다.
이는 자신이 가진 것을 소홀히 하거나 낮출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옛 사람이 또 말하길 '남에게 자신을 자랑하지 말라.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이 그대보다 적으리란 법이 없으니' 라고 했다.
이는 자신이 가진 것을 자랑하지 말라는 말라는 훈계이다.
이 두 가지는 학문을 하는 사람이 마땅히 함께 갖춰야 할 교훈이다.
_채근담(菜根譚) 에서.
"모든 것이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러하옵니다. 많은 것은 정해져 있으며, 그것이 바로 하늘의 뜻이란 것 입니다. 허나 사람도 하늘과 통하는 하늘과 같은 존재이니 사람의 뜻이 오로지 하늘에서 정해진 대로만 따라가게 되는 꼭두각시는 아니 옵니다. 길은 열려 있어서, 사람이 어느 길을 택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지게 되옵니다. 같은 길을 걷더라도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걷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옵니다."
치우천은 잠시 생각해 보다가 물었다.
"정해진 대로 따라 간다면 그만이지, 그 안에서 뭐가 달라지는 것이 있겠소?"
맥달이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하나 예를 들겠사옵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습니다. 그러나 죽을 때 죽기 싫어서 애걸하며 원통하게 죽느냐, 당당하게 죽음을 받아 들이고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죽음을 맞이 하느냐는 다르옵니다. 그렇지요?"
"그건... 그렇소만..."
"치우천님, 그것와 비슷한 것이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걷더라도 당당히 걷느냐, 억지로 걷느냐는 사뭇 다르옵니다. 같은 험한 산에 오르더라도 스스로 산을 구경하려고 오르는 사람은 행복하고 힘이 나며, 남이 시켜 마지못해 심부름으로 오르는 사람은 불행해하고 발이 저절로 땅에 끌리지 않겠습니까? 하늘이 정한 큰 길이 있고, 사람이 그것을 따르게 되어 있다 하여 사람이 꼭두각시인 것만은 아니옵니다. 사람은 사람의 길을 걷고, 그것이 모여 하늘의 뜻이 되는 것이 옵니다."
잠시 호흡을 고르다가 맥달이 덧 붙였다.
"치우천님, 치우천님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하셨습니다. 자부 선인께 말씀 하시어 저를 풀려나게 하셨을 때 치우천님으 말씀 하셨지요? 하늘이 저 같은 요물을 낳아도 그것은 하늘의 뜻이 있기 때문이니, 그 뜻을 넘겨 짚지 말라고요. 저는 그때야 살 마음을 가셨습니다. 그리고 제 앞날이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치우천님, 앞날은 완전히 정해진 것이 아니옵니다. 저 자신의 앞날도 제가 생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사옵니다. 치우처님, 저를 위험하다 여기시겠지만, 저를 도와주시옵소서. 저를 도와 주시 옵소서."
"내 말이 맞지? 형은 너무 의심이 많아."
"그러나 의심할 만한 일이긴 하다. 앞으로도 주의해야 한다. 앞날을 본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너도 알게 되지 않았느냐?"
치우비가 웃으며 허리에 찬 커다란 도끼를 들어 보였다.
"이것도 맞으면 위험하지만, 이게 함부로 휘둘러지는 것 봤수?"
"그거야..."
소인을 엄하게 대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그들에게 미움을사지 않기는 어렵다.
군자를 공경해 받드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적당하게 예의를 갖춰 하기는 어렵다.
_채근담(菜根譚) 에서.
_ 20140810 _
'불과 얼음의 노래'를 읽다가 '치우천왕기'를 읽으니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불과 얼음의 노래'에서는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무조건 죽인다? 즉, 뚜렷하게 누가 주인공인지 모르겠다.
'치우천왕기'는 뚜렷하게 드러난다.
가문과 사람의 관계가 무지 복잡하게 꼬아 있으며 마무리가 안 되어 있으면서도 분량이 무지 긴 '불과 얼음의 노래'는 처음에는 집중해서 읽게 되지만은 차츰 지쳐서 졸면서 읽게 되는 끈기를 필요로 하는 책이다.
'치우천왕기'는 주인공의 결말이 뻔한 일대기를 이야기하는 내용이지만 부담없이 읽어 가면서도 솔솔한 재미가 있는 책이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라서 그런가?
소설의 내용도 눈에 들어 오지만 작은 제목 밑에 쓰여져 있는 옛 선인들의 말 또는 옛 책들에서 필요한 것들을 적어 놓은 글들이 한 번 더 생각을 하게 한다.
내일은 수요일.
일찍 마치는 가정의 날.
퇴근하면서 도서관에 들려서 책을 반납하고 4부를 빌려와야 겠다.
_ 201400812 _
책속으로...
죽고 사는 것은 한 사람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사람은 자신보다 크다고 믿는 어떤 것 - 자식, 신념, 공동체, 자존심 등- 을 위해서 기꺼이 목숨을 버리기도 한다.
자신의 목숨보다 귀중한 것이 없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내가 남에게 잘한 일은 마음에 새겨 두지 말라. 그러나 내가 남에게 잘못한 일은 마음에 새겨 두어야 한다.
남이 내게 은혜를 베풀었으면 잊지 마라. 그러나 남이 내게 나쁜 일을 했으면 빨리 잊어야 한다.
_채근담(菜根譚) 에서.
치우형제는 은영중에 부족장보다 위로 받들어지는 처지였지만 뽐내거나 위세를 부리지 않았고, 떠나는 말단 전사들까지 일일이 진심으로 환송해 주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부조장들이 너무 그러면 체면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치우천 치우비는 똑같이 듣지 않았다.
"체면은 남이 나를 생각해 줄 때 생기는 것이지, 내가 나를 생각해 준다고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를 위해 피를 흘린 전사들은 내 벗이고 형제인데, 어떻게 배웅하지 않을 수 있단 말입니까?"
전사들은 이런 치우 형제의 태도에 감격하여 눈물까지 흘리면서 내키지 않는 발길을 돌렸다.
보돈차르는 먼 발치에서 그것을 보며 치베에게 물었다.
"치베, 네가 보기에 저 형제는 어떤가?"
치베가 간단하지만 분명하게 대답했다.
"제가 대신 죽어도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
보돈차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하다. 저들의 행동을 하나하나 보아 두거라. 지금 저런 행동이 만약 머리로 생각한 것이라면 정말 무서운 사람이다. 헌원이 그렇다. 그러나 저 형제는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저절로 따르게 만들고 있다. 저들 형제에게 배울 것이 많구나."
...
허나 저들은 아직 젊다. 나이가 들고 지위가 높아져도 저런 마음을 간직할 수 있다면, 분명 세상에 길이 남을 큰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이 변한다면... 어찌 될 지 모르겠군."
"그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치베가 단호하게 말하자 보돈차르는 살짝 웃으며 되 받았다.
"나도 그러기를 바란다."
"난 그게 불안한 거야. 맥달이 앞 날을 알아 맞힐 수 있다는 건 앞날이 정해져 있다는 소리 같아. 그렇다면 우리는 꼭두각시란 말이냐? 우리만 아니라 세상에 테어나 살아가는 사람들이 정해진 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란 것이냐? 그렇다면 우리는 왜 피를 흘리며 싸우고, 온 힘을 바쳐 애를 쓰는 것이지? 애당초 그렇게 되도록 정해져 있는데? 나는 헌원에게 큰 소리를 쳤다. 앞날이 정해져 있으면 어떻게 되든 이루어질 것이니 애쓸 필요 없을 것이고, 정해져 있지 않다면 예언도 사람이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깨질 수 있으니 그런 것을 믿을 필요가 없다고 말야. 그런데..."
첸누와 싸운 것은 벗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지?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첸누와 이야기해 보고, 벗과 상의해 보아라. 의문이 풀리고 모든 것이 잘 풀릴지도 모르니까.
그럴 필요가 있습니까? 그냥 죽이든지 죽게 내 버려 두는 편이 낫지 않겠습니까?
발귀리가 미소를 지었다.
무조건 죽이고 쓰러뜨리는 것이 네 뜻이었느냐? 네가 첸누에 대해 그리 잘 아느냐?
치우천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렇다. 나는 자신을 따르지 않는 것은 무조건 쓰러뜨리고 물리친다는 헌원의 뜻에 반대했다. 신도 울루는 도깨비들을 죽여야 한다고 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믿었다. 모든 것은 살아가는 이유가 있다. 신수라고 해서 다를 바 없다. 내가 큰 실수를 할 뻔 했구나.'
큰 덕은 그 덕을 의식하지 않으므로 덕을 지니게 되고, 작은 덕은 그 덕을 잃지 않으려 애쓰다가 덕을 잃게 된다.
_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 에서.
무릇 보통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자기보다 열 배 부자면 그를 헐뜯고, 백 배가 되면 그를 두려워하며, 천 배가 되면 그의 일을 해 주고, 만 배가 되면 그이 하인이 되니, 이것이 사물의 이치이다.
_사마천(司馬遷), [사기(史記) - 화식열전(貨殖列傳)] 에서.
훌륭한 문장은 별 다른 특별한 곳이 없어도 단지 쓰임에 알맞을 뿐이다.
훌륭한 인품은 별 다른 강한 개성이 없어도 단지 본성을 다할 뿐이다.
_채근담(菜根譚) 에서.
법으로 이끌고 형벌로 다스릴 때 백성들은 무슨 일을 저질러도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
오로지 도덕으로 이끌고 예로써 다스릴 때 백성들은 비로소 부끄러움을 알고 바른 길을 가게 된다.
_공자(孔子), [논어(論語)-위정(爲政)] 편에서.
무라도 한마디 끼웠다.
"어쩔 수 없는 일이잖아요. 도울 수 있는 데까지는 도와야겠지만..."
치우천은 고개를 저었다.
"안파견 한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하라고 가르치셨는데, 누구는 잘 살고 누구는 못 사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잘난 사람이 잘 살고 못난 사람이 못 사는 것은 할 수 없지만, 못 산다고 해도 굶어 죽을 지경까지 만들어서야 되겠습니까?"
소인과 다투지 마라. 소인에겐 그의 적이 따로 있다.
군자에게 아첨하지 마라. 군자는 그렇다 해서 은혜를 베풀지 않는다.
_채근담(菜根譚) 에서.
옛 사람이 말하길 '자신이 가진 소중한 보물을 써 보지도 않고 남에게 구걸하지 말라'고 했다.
이는 자신이 가진 것을 소홀히 하거나 낮출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옛 사람이 또 말하길 '남에게 자신을 자랑하지 말라.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이 그대보다 적으리란 법이 없으니' 라고 했다.
이는 자신이 가진 것을 자랑하지 말라는 말라는 훈계이다.
이 두 가지는 학문을 하는 사람이 마땅히 함께 갖춰야 할 교훈이다.
_채근담(菜根譚) 에서.
"모든 것이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러하옵니다. 많은 것은 정해져 있으며, 그것이 바로 하늘의 뜻이란 것 입니다. 허나 사람도 하늘과 통하는 하늘과 같은 존재이니 사람의 뜻이 오로지 하늘에서 정해진 대로만 따라가게 되는 꼭두각시는 아니 옵니다. 길은 열려 있어서, 사람이 어느 길을 택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지게 되옵니다. 같은 길을 걷더라도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걷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옵니다."
치우천은 잠시 생각해 보다가 물었다.
"정해진 대로 따라 간다면 그만이지, 그 안에서 뭐가 달라지는 것이 있겠소?"
맥달이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하나 예를 들겠사옵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습니다. 그러나 죽을 때 죽기 싫어서 애걸하며 원통하게 죽느냐, 당당하게 죽음을 받아 들이고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죽음을 맞이 하느냐는 다르옵니다. 그렇지요?"
"그건... 그렇소만..."
"치우천님, 그것와 비슷한 것이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걷더라도 당당히 걷느냐, 억지로 걷느냐는 사뭇 다르옵니다. 같은 험한 산에 오르더라도 스스로 산을 구경하려고 오르는 사람은 행복하고 힘이 나며, 남이 시켜 마지못해 심부름으로 오르는 사람은 불행해하고 발이 저절로 땅에 끌리지 않겠습니까? 하늘이 정한 큰 길이 있고, 사람이 그것을 따르게 되어 있다 하여 사람이 꼭두각시인 것만은 아니옵니다. 사람은 사람의 길을 걷고, 그것이 모여 하늘의 뜻이 되는 것이 옵니다."
잠시 호흡을 고르다가 맥달이 덧 붙였다.
"치우천님, 치우천님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하셨습니다. 자부 선인께 말씀 하시어 저를 풀려나게 하셨을 때 치우천님으 말씀 하셨지요? 하늘이 저 같은 요물을 낳아도 그것은 하늘의 뜻이 있기 때문이니, 그 뜻을 넘겨 짚지 말라고요. 저는 그때야 살 마음을 가셨습니다. 그리고 제 앞날이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치우천님, 앞날은 완전히 정해진 것이 아니옵니다. 저 자신의 앞날도 제가 생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사옵니다. 치우처님, 저를 위험하다 여기시겠지만, 저를 도와주시옵소서. 저를 도와 주시 옵소서."
"내 말이 맞지? 형은 너무 의심이 많아."
"그러나 의심할 만한 일이긴 하다. 앞으로도 주의해야 한다. 앞날을 본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너도 알게 되지 않았느냐?"
치우비가 웃으며 허리에 찬 커다란 도끼를 들어 보였다.
"이것도 맞으면 위험하지만, 이게 함부로 휘둘러지는 것 봤수?"
"그거야..."
소인을 엄하게 대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그들에게 미움을사지 않기는 어렵다.
군자를 공경해 받드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적당하게 예의를 갖춰 하기는 어렵다.
_채근담(菜根譚) 에서.
_ 20140810 _
'불과 얼음의 노래'를 읽다가 '치우천왕기'를 읽으니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불과 얼음의 노래'에서는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무조건 죽인다? 즉, 뚜렷하게 누가 주인공인지 모르겠다.
'치우천왕기'는 뚜렷하게 드러난다.
가문과 사람의 관계가 무지 복잡하게 꼬아 있으며 마무리가 안 되어 있으면서도 분량이 무지 긴 '불과 얼음의 노래'는 처음에는 집중해서 읽게 되지만은 차츰 지쳐서 졸면서 읽게 되는 끈기를 필요로 하는 책이다.
'치우천왕기'는 주인공의 결말이 뻔한 일대기를 이야기하는 내용이지만 부담없이 읽어 가면서도 솔솔한 재미가 있는 책이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라서 그런가?
소설의 내용도 눈에 들어 오지만 작은 제목 밑에 쓰여져 있는 옛 선인들의 말 또는 옛 책들에서 필요한 것들을 적어 놓은 글들이 한 번 더 생각을 하게 한다.
내일은 수요일.
일찍 마치는 가정의 날.
퇴근하면서 도서관에 들려서 책을 반납하고 4부를 빌려와야 겠다.
_ 201400812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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