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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책 읽기

치우천왕기 4 <다가오는 검은 그림자> / 이우혁 _ 문학동네, 2011년 5월 7일 출간

대출일 : 2014년 08년 13일  ▷ 반납일 : 2014년 08년 27일.



책속으로...
한 장군이 백은 선사(白隱 禪師)를 찾아와 극락과 지옥이 정말 있느냐고 물었다.
백은 선산가 말했다. "그대는 무얼 하는 사람이오?"
장군이라고 답하자 백은 선사는 웃으며 "어떤 멍청이가 그대 같은 백정을 장군으로 모신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그러자 장군은 노기 탱천하여 칼을 빼 백은 선사를 죽이겠다고 호통을 쳤다.
백은 선사는 낯빛도 변하지 않고 "지옥문이 열렸구나!" 하고 일갈했다.
정신이 번쩍 든 장군이 자신의 경솔함을 깨닫고 엎드려 절하자 백은 선사는 웃으며 말했다. "이제 극락의 문이 열렸소이다."
_선설(禪說) 중에서.


내 아이는 모든 것을 안다. 그렇게 태어났다. 그 아니는 자기가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서 너 하나뿐이라고 말했었다. 네가 얼마나 대단한 놈인지. 흥! 내가 보기에는 형편없는 놈인데! 그 아이는 자신이 너를 얼마나 생각하는지 종종 내게 말하곤 했다. 그러면서도 그 아이는 울었다. 너 때문에 그 아이가 얼마나 고통스러워할지, 얼마나 슬픔을 참아야 하고, 앞날을 말하고 싶은 것을 참고 지켜봐야 하는지 그것까지 보였기 때문이다. 너는 그 고통을 알겠느냐? 그 아이는 평생 한 번도 견디기  힘든 고통을, 아니 죽을 때까지 겪어야 하는 모든 고통을 매일매일 모조리 겪어야 하는 아이다. 그런 아이가 불쌍하지도 않느냐? 네가 그 아이에게 얼마나 상처를 주었는지, 네가 그 아이를 알기 전부터 그 아이를 얼마나 눈물짓게 하고 고민하게 했는지 아느냐?
그것은 실로 치우천도 하지 못했던 생각이었다. 다른 무슨 말보다 일평생의 고통을 매일매일 겪어야 한다는 맥의 말이 맥달이 했던 말과 어우러져 치우천의 마음을 후벼 팠다. 치우천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치우천이 웃으며 덧 붙였다.
"이렇게 일을 실없이 복잡하게 하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공상 따위를 점령하는 것보다 훨씬 큰 일이 있거든요."
부루벼락이 눈까지 부라리며 목소리를 높였다.
"실없이 복잡하게 한다고? 공상을 점령하는 것을?"
거서기 역시 흥분을 가라않히지 못하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
"더구나 공상 따위라뇨? 공상을 점령하는 일보다 더 큰 일이 뭡니까?"
치우천은 말없이 잠시 고개를 숙였다가 이내 고개를 들며 활짝 웃었다. 그의 목소리는 밝고  생기가 있었다.
"신시를 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웅님을 구해야 합니다."


전쟁의 승리를 알 수 있는 방법이 다섯 가지 있다.
싸워야 할 경우와 싸워서 안 될 경우를 아는 자는 승리한다.
많은 병력과 적은 병력의 사용법을 아는 자는 승리한다.
윗 사람과 아랫 사람의 마음이 같으면 승리한다.
조심스레 경계하며 적이 경계하지 않을 때를 기다리는 자는 승리한다.
장수가 유능하고 군주가 견제하지 않는 자는 승리한다.
그러므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로워지지 않는다.
_손자, [손자병법(孫子兵法), 모공(謨功)]편에서.


한 번 사용하여 이긴 방법은 거듭 사용하면 안 되고 적의 정세에 맞추어 무궁무진한 전략으로 대처해야 한다.
무릇 군대의 형태는 물의 형상과 같아야 한다.
물의 형태는 높은 곳은 피하고 아래쪽으로 달린다.
군의 형태도 적의 실을 피하고 허를 쳐야 한다.
물이 땅의 형세에 따라 흐름을 정하는 것처럼 군대는 적의 정세를 따라 이용하여 승리를 얻는다.
_손자병법(孫子兵法), 허실(虛實)편에서.